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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연구소’- 지리산 산내면 “이음 협동조합”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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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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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목요일) 오전 7, 양평역 앞에서 만난 다섯 사람(유상진 소장, 이명해, 한수진 이사, 조영주 간사)이 지리산 산내면으로 떠났다. 왕복 8시간 이상 걸리는 부담감을 한 편에 묻고, 양평 우리지역연구소(소장 유상진)의 다른 지역 활동을 알아보기 위한 탐방에 동행했다. 우리지역연구소는 무엇을 하는 곳인지 매우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막상 남원까지 찾아간다는 말에 살짝 놀랍다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 사실, 지리산 남원에 있다는 살래마을 협동조합도 궁금했지만, 양평에서 동행취재를 요청한 우리지역연구소가 더욱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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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 발랄한 이야기꽃을 피우며 네 시간 넘게 걸린 지리산 천왕봉 아래 산내마을에 도착했다. 산내마을에는 협동조합 이음의 임현택 사무국장이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만난 곳은 지리산문화공간 토닥이었다. 호프집을 사서 고쳐 만들었다는 토닥에는 젊은 여성들이 책모임을 하고 있었고, 아이스크림, 과자, 삼각김밥, 음료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레모네이드와 딸기바나나스무디는 맛이 일품이었다. 호기심에 구매한 삼각김밥과 쿠키맛도 최고였다. 전국의 매장에서 팔려나가는 삼각김밥과 비교되는 살래마을 삼각김밥에 어쩌면 모든 것이 담겨있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자연이 주는 생산물 자체의 맛을 살린 지리산 실상사가 있는 산내면의 협동조합 이음은- 역시 자연스러운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산내면에는 선종 1호라는 조계종 산하 천년 고찰 실상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600여명이 참여했다는 실상사의 귀농귀촌학교가 생긴 것은 1998년으로 이후 2012년까지 계속됐다. 남원을 비롯하여 하동, 구례 등 지리산 5개 마을의 중심이자 이음인 곳에 위치한 산내마을에는 그렇게 농사를 지을 의지나 농촌에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젊은 세대들이 찾아왔고, 상당수가 정착해서 사는 마을이 되었다. 실제 통계로도 40, 50대의 인구비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산내마을은 자음이 접변하여 살래마을로 불리는지, 가게 이름 등 여기저기 살래라는 상호를 찾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살래마을은 젊은 피가 제대로 수혈이 돼서 인근에 약 40개의 크고, 작은 자발적 모임들이 생겨났다. 공간 토닥을 비롯하여, 식당, 까페, 옷나누기, 리폼모임, 로컬매장과 마을신문에 공연이 가능한 놀이단, 철물점 사장님과 함께 하는 집고치지 봉사단, 그리고 3박 내지는 4박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하는 지리산 포럼도 있다. 협동조합 이음은 이런 여러 단체나 모임의 활성화를 위하여- 기획하고, 연계하고, 밀어주고, 당겨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150명이 참여하는 전국의 활동가들의 잔치인 지리산포럼은 현장에서 세팅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하는데- 다보스포럼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됐다고 한다. 인구 2천의 작은 산내마을을 비롯한 지리산 자락에 150명의 사람들이 동시다발로 몰려와서 함께 포럼을 열어가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멋진 일이었다. 지역과 방향, 변화와 모색으로 가득할 포럼의 열기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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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젊은 세대가 지리산으로 들어와서 동네 어른들과도 조화롭게 지내고, 학교와 협력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의 가장 밑바탕에는 역시 시작점인 실상사의 역할이 주효했던 것 같다. 농사를 지어서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가도 중요하겠지만, 바로 동네 사람들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겸손의 미덕을 수없이 들었다니 말이다. 산내마을에도 역시 청년들로 이어지는 지속가능성이 등 몇몇 중차대한 과제가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은 서로 갈등이 아닌 상생의 길을 열어낸 것으로 보였다. 철학이 있는 삶을 지향하는 산내마을은 한마디로 살만하겠다, 재미있겠다는 것이었다. 겸손하게, 서로 도우면서 이루어낸 삶의 궤적을 풀어내는 임현택 사무국장의 목소리는 더할 것도 보탤 것도 없이 자연스러웠다.

 

그렇게 점심을 포함해서 시간이 달려가는 것 같은 느낌으로 지리산 산내마을 협동조합 이음의 해설과 실상사의 약사전에 들러 거대한 철불의 규모와 고즈넉한 실상사의 평평한 절마당을 밟고는, 청년들이 함께 하는 작은변화지원센터를 둘러보고, 가는 길에 보물 10호 삼층석탑이 있는 백장암에 들러 가라는 부탁과 함께 아쉬운 인사를 나눴다. 백장암 비알길을 아슬아슬 오르니 초면인 스님이 차 한 잔도 안 하고 간다고 서운해 하고, 오는 길에 전주 막걸리 골목에서 제대로 한 상 받고, 부리나케 양평에 오니 늦은 10시였다.

 

우리지역연구소는 장차 운용을 위한 여러 방법의 모색과 조직의 형식이나 외부지원방식 등에도 관심이 큰 것 같았다. 또한 지역활동의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사업에 대한 안목을 넓히려는 의도도 다분한 것 같았다. 협동조합 이음은 마침 그런 우리지역연구소의 내적 갈증을 풀어내기에 안성맞춤인 셈이었다. 이런 우리지역연구소가 먼 길을 마다 않고 찾아가는 노력이 보기에 좋았다. 양평에는 실상사가 없기에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실상사를 대신할 철학을 찾고, 기록하는 우리지역연구소가 되길 바라면서-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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