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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안녕, 우리들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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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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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우리들의 집

 

안녕우리들의 집_표지.png
김한울 지음 | 김한울 그림 | 보림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한국의 전래동요 중에 하나인 <두껍아 두껍아>의 노랫말 가사이다. 기원을 알 수 없이 구전으로 내려오는 이 노랫말 가사에는 새집에 대한 바램이 들어있다. 그 바램 과 같이 우리가 새집을 갖게 되면 무엇을 얻게 되고 무엇을 잃게 되는 걸까? 재개발로 인해 사람들이 떠나간 마을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던 존재들의 흔적을 따라가며 점점 상실해 가고 있는 우리의 정서 중 한 측면을 들여다본다.

안녕우리들의 집_마을풀샷.jpg

모양도 크기도 제 각각인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오랜 시간 자연과 동물들과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던 마을이 있었습니다. 사람과 집들과 마을이 함께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람들은 갈수록 손이 많이 가는 집이 귀찮아지고 좁은 언덕길도 힘겨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결국 사람들은 낡은 집을 부수고 새 아파트를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안녕우리들의 집_개.jpg

그 곳에는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쓸모없다고 버린 것들만 남았습니다. 그렇게 남겨진 개는 주인 냄새가 밴 물건과 함께 지내며 주인을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갑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포크레인은 집을 부수고 또 부숩니다. 동물들은 더 이상 보금자리를 지킬 수 없습니다.

안녕우리들의 집_포크레인 마을 부수기.jpg

 '사람들은 이미 그 곳을 떠 난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그곳 주위를 맴돌며 다 떠나보내지 못하는 마음이 머물고 있는 듯 그 마을에 손님이 찾아온다.'

보름달이 유난스레 빛나던 밤, 철지난 달맞이꽃이 피더니 고깔을 쓴 너구리들이 찾아옵니다. 손때 묻고 사연이 많은 것을 귀중이 여기는 너구리들은 사람들에게 버려진 것들을 살피고 챙겼습니다.

안녕우리들의 집_너구리따라가는 개.jpg

 어느 덧 마지막 집 한 채만 남은 마지막 날 밤입니다. 너구리와 동물들이 그 곳에 모여듭니다. 부서진 담벼락을 돌멩이로 쌓아올리고, 시든 꽃에는 물을 주고, 낙엽을 치우고, 챙겨온 물건으로 집을 정성스레 꾸몄습니다. 집은 생기를 되찾습니다. 초록 덩굴이 금이 간 벽을 감싸 안고, 깨진 창문 너머로 꽃이 피어났습니다. 아름다운 밤입니다.

안녕우리들의 집_너구리 집으로.jpg

그리고 다음날 아침 마지막 집은 포크레인에 사라집니다그 곳에 끝까지 남았던 이들도...,

 

김한울 작가   '재개발로 사라져가는 것들을 그리다.'

전시와너구리구조물.png

김한울 작가는 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첫 그림책인 <안녕, 우리들의 집>은 작가가 나고 자라 어린 시절을 보내던 사당5181번지 일대가 재개발되어 변해가는 모습의 이야기이다.  본 그림책을 만들기 전인 2017년에 작가는 관련 주제로 두 번의 전시회를 열었다.  2017, 2월에 <자라나는 집>2017, 8월에 <일구어진 땅이란>이름의 개인전이었다. 두 전시에는 재개발로 사람들에게 버려진 집들과 파헤쳐 놓은 땅을 동물들이 일구고 자연스럽게 식물들이 자라나는 과정을 담았다. 그 두 번의 전시회에서 다룬 주제들이 이후에 이야기로 엮인 것이다. 


기억의 상실

나는 이 그림책을 읽을 때 친정집이 겹쳐진다.  다소 높은 곳에 위치한 친정집 옥상에서는 해안선과 도심이 환히 내려다보인다그 곳 하늘과 바다를 보며 보냈던 시간들이 내 정서의 팔 할 일 만큼 소중한 장소다.  아직도 그 집에 가족들이 살고 있고 언제든 그 곳에 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로이자 기쁨이다. 그 곳도 재개발 이슈로 마을이 떠들썩한지 수년째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듯, 막상 친정집이 헐리는 상상을 하면 마음 한구석이 저려온다. 지금 매일 쏟아지는 뉴스의 이슈 중에 하나인 개발과 보존, 투자와 투기라는 작금의 시절에 아픔은 기억의 상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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